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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과 논점] 2019-39호 _ <내 삶을 바꾸는 평화! 징병제 폐지, 모병제 도입>
작성자 민중당조회수 212등록일 2019.11.25



 


 

1. 현행 우리나라의 병역제도

 

현재 우리나라는 1948년 제정된 헌법이 모든 국민에게 부과한 ‘국방의 의무’에 따라 각 군이 창설되기 시작했고, 1949년 8월 6일 최초로 병역법이 채택되면서 지금까지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다. 징병제는 국가가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정 연령이 된 국민에게 일정기간 병역에 복무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제도로 의무병제이다. 그러나 사실 현행 우리나라의 징병제도는 일제 강점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43년 일제가 태평양 전쟁에 동원하기 위해 실시한 징병제를 이승만 정권이 부활시켜 지금에까지 이르고 있는것이다. 따라서 현행 ‘징병제’의 앞에는 ‘강제’라는 단어가 숨어 있다.

 

현행 한국의 병역제도는 헌법 제39조 제1항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와 병역법 제3조 병역의무 규정에 따라 국민개병주의 원칙에 의한 전면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다.

 

2. 모병제란?

 

국방력은 경제력과 함께 국력을 가늠하는 양대 축 중 한부분이다. 국방력은 군을 구성하는 무기체계와 병력체계로 구성된다. 병력을 구성하는 병역제도는 외부위협의 강도와 자국의 경제적 수준, 정치체제, 국민의 가치관과 역사적 경험 등 다양한 여건을 고려하여 채택된다. 자국의 처지와 상황에 맞게 채택된 병역제도는 그 형태에 따라 크게 국가의 강권력이 작용하는 징병제와 국민의 자유선택에 따르는 모병제로 나눌 수 있다. 

 

모병(募兵), 즉 병사를 모집하다라는 뜻이다. 사전적 정의는 “강제 징병하지 않고, 본인의 지원에 의한 직업군인들을 모병하여 군대를 유지하는 병역 제도”를 말한다. 이는 현행 징병제와 다르게 지원병 제도에 근거한 제도로서 개인의 자유의지에 따라 병역 복무 여부를 선택 할 수 있으며, 국가와 계약함으로서 직업군인이 되는 제도이다.

 

모병제는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주로 부사관과 장교 등 간부와 특수 기술을 요하는 특기병을 모집하는데 모병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형태이다. 최근 군이 시대적 추세에 맞춰 첨단 기술을 핵심으로 하는 군대로 변화함에 따라 전문지식과 숙련된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모병제에 대한 요구 역시 증가될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3. 해외 주요국 사례

 

현재 전세계적으로 모병제를 실시하는 나라는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103개국으로 전체 193개 유엔 회원국의 53%에 달하고 있다. OECD 가입 국가로 좁혀보면 34개국 중 우리나라를 포함해 10개국 만이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들 역시 대부분 징병제 폐지를 추진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냉전이 끝난 90년대 이후 징병제 폐지와 모병제 도입은 전 세계적 추세이다. 가장 최근에는 대만이 67년만에 징병제를 폐지하고 완전 모병제를 실시하고 있다.

 

1) 미국

 

세계 최강의 군대를 보유한 국가인 미국은 1973년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로 전환하였다. 이때 가장 핵심적인 전환 요인은 국민 인식과 병력의 정예화라고 할 수 있다. 당시 베트남전의 패배로 인해 전쟁의 성과 및 명분에 대한 국민적 논쟁이 심화되었으며, 닉슨 행정부가 당시 급속히 퍼지고 있었던 반전 분위기를 이용하여 국민들에게 모병제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합의를 이끌어 냄으로서 등장하게 되었다. 미국의 모병제 전환 초기의 상황은 낙관적이지만은 않았는데, 질적 으로는 빈곤층의 대거 군입대에 의한 병사들의 지능지수 및 학력이 저하되고, 인종적으로는 흑인이 많이 입대하여 다양성 문제가 심화되고, 수적으로는 충분한 병력충원이 되지 않는 것이 있었다. 또한 국민개병주의에 기초하지 않기 때문에 군대가 사회적으로 대표성을 상실한 것 등의 역경이 있었다. 하지만 미군은 “Getting it right(올바르게 하자)” 운동을 진행하며 모병관들에 대한 엄선, 적극적인 홍보활동, 사회보다 높은 보수, 각종 군사 혁신 등을 통해 극복해 나갔으며 걸프전, 이라크 전 에서 보여준 승리로 인해 성공적인 모병제 전환 사례로 꼽힌다.

 

2) 프랑스

 

프랑스는 1793년 대혁명 이후 최초로 징병제를 도입한 국가로, 징병제 국가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국민개병제에 입각한 징병제를 혁명의 산물로 얻은 국가인 프랑스 국민들은 병역을 시민으로서의 의무이자 권리로 여겼으며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는 병역의무 이행 증명서를 반드시 제출해야 했다. 하지만, 냉전 질서의 해체로 인해 군사적 위협이 급감한 것과, 잉여병력자원이 증가했다는 것, NATO나 UN등의 집단안보체제의 발전 등으로 군이 국가방위군 보다는 세계 평화 유지군으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띠게 되었으므로 국민개병제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상당히 감소하였다. 1996년 시라크 대통령이 발표한 군 개편계획에서 처음으로 모병제에 대한 정책적 논의가 이루어 졌는데, 이는 걸프전과 코소보전에서 모병제 국가인 영국과 미국에 비해 프랑스군의 전력이 뒤떨어진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에 국가적으로 모병제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되게 되었다. 결국 프랑스는 저출산과 경제사정이라는 배경 및 대규모 병력이 필요 없는 안보상황과 첨단 기술군으로의 발전으로 인한 숙련병의 필요성 등의 원인으로 인해 2001년 모병제로 전환하게 되었다. 

 

3) 독일

 

독일은 2011년 7월 징병제가 폐지 되었다. 독일의 병역유형은 19세기 초부터 징병제를 운용하였으며, 제1차 세계대전 패배 후 10년 동안 연합국의 강요에 의해 불가피하게 지원병제를 채택 한 기간을 제외하고는 줄곧 징병제를 유지하였다. 독일은 1990년 통일 이후에도 20년 이상을 징병제를 계속 유지하였는데, 국민여론은 타 유럽 국가들과 같이 국가 인력의 효율성과 병역 형평성을 이유로 모병제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기본적으로 징병제를 고수하면서 복무기간 단축과 일부 병과에 한정하여 모병제를 확대하는 혼용 방법으로 국민들의 의견을 무마시켰다. 1990년 독일 통일 당시 년 234,000명이던 징집병이 2010년에 와서는 년 56,400명까지 감소하여 병역잉여자원 증가로 인한 복무형평성 문제와 안보환경 변화에 따른 병역기피 현상 등의 문제가 계속 발생하면서 그 빛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징집대상의 50%가 훨씬 넘는 복무면제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독일 정부는 복무기간을 2002년 10개월에서 9개월, 2010년에는 6개월로 단축하고 징집병 비율도 감소시켰다. 아울러 전투력 유지를 위해 자의에 의한 23개월까지 연장복무와 지원병 비율을 증가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하였다. 독일은 과거 전쟁에서의 패배라는 역사적 부담으로 마지막까지 모병제로의 전환을 유예했던면도 있었으나, 군사혁신과 군사력 변환의 필요성에 따라 오랜 병역유형 전환 논의를 끝내며 2011년 군 의무복무제 유예안을 확정함으로써 징병제는 사실상 폐지되게 되었다.

 

4) 대만

 

대만은 한국과 더불어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국가이다. 대만은 수십 년간 중국과의 긴장관계 속에서 대규모 병력위주의 군대를 유지해 왔다. 전체 인구가 한국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2300만 명이지만 1940년대 및 1950년대에는 60만 명, 1990년대에는 40만 명에 이르는 대군을 운영하며 중국과의 군사적 대치를 계속하였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모토로 여전히 대만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대만사회에서도 각 정파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양국의 관계에 대한 정치·군사적 입장이 상이하나, 기본적으로 중국의 위협에 대해서는 긴장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아울러 대만 입장에서는 국내의 단결을 위해서도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G2로 거론되는 거대 중국과의 국력 차이는 엄연한 현실로, 효율적인 안보를 위해 새로운 개념의 국방정책수립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대만은 중국과의 상당한 국력차이를 인정하고 효율적으로 국가를 방위하기 위해 첨단기술 군으로의 변화, 국방예산의 효율적 운용, 그리고 모병제 전환을 골자로 한 국방개혁을 2003년부터 추진하였다. 이러한 개혁의 배경에는 앞서 밝힌 군사전략적 측면도 있겠지만 출산율 저하와 병역기피자 증가 등의 사회 변화적 측면도 존재한다. 대만의 경우 지속적인 병력 감축으로 경제력면에서 모병제를 시행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대만은 1999년부터 유지해 오던 22개월의 병 복구기간을 18개월에서 16개월을 거쳐 2009년부터 12개월 이하로 단축하였다. 그리고 2013년부터는 1994년 1월 1일 이후 출생 남성의 병역의무를 전격 면제하여 1년간의 의무복무기간을 4개월로 단축하여 군사훈련만 받은 후 바로 예비군으로 편성했다. 아울러 완전 모병제 실시 전까지 병 복무기간 단축으로 인한 전투력 약화를 방지하기 위해 장교, 부사관 등 간부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모병 비율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모병·징병 혼합 병행제를 거쳐 2018년 징병제를 완전 폐지하고 모병제로 전환했다.

 

4. 모병제 전환의 필요성

 

현행 징병제는 국가의 강권력에 의해 병력을 징집하기 때문에 병력자원을 신속하게 충원할 수 있고, 병력자원에 대해 사회 평균 임금에 턱없이 낮은 보수를 지급함으로 국방인력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는 장점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비용절감은 국방예산 책정 과정에서 나타나는 숫자만을 고려한 방식이며, 징집대상자의 사회적 비용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는 과도한 군 병력 운용의 한계를 감추기 위해 인위적으로 낮게 책정한 군 복무자의 보수를 강조한 나머지 현대 군사력 운용 추세에 부적합한 노동집약적 군 구조를 고착화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는 직업의 전문화와 분업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군사분야 역시 마찬가지이다. 무기체계를 비롯한 군사안보분야 역시 시대의 발전과 함께 요구되는 전문가 집단에 의해 운영되어야 한다. 따라서 자발적 의지가 아닌 국가의 강권력에 의한 강제복무가 아닌 개인의 자발적 의지와 동기부여에 따른 모병제로의 전환을 통해 현행 병역제도 아래서 발생하는 형평성 문제 해결과 국가인적자원에 대한 효율적 운용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1) 전력구조 변화와 군구조 개선

 

현재 한국 군대의 병력규모는 61만명 수준이다. 현재 한국 인구를 5,100만명으로 계산하면 인구대비 병력 비율은 약 1.2% 정도이다. 이는 모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인 미국(0.42%), 영국(0.24%), 프랑스(0.3%), 그리고 가장 최근까지 징병제를 시행해 왔던 대만(0.9%) 등에 비해 인구수 대비 병력규모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발표한 ‘국방개혁 2.0’에 따르면 우리 국방부 역시 병력집약적 구조에서 탈피하고 정예화 된 부대구조로의 개편, 국가와 사회 요구에 부합하는 첨단 과학기술 중심의 전력구조로의 개편, 교육훈련 및 병영환경 등 국방운영 전반에 고효율의 선진 국방운영 실현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런 목표에 맞춰 현재 61만명 수준인 병력규모를 2022년까지 50만명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국가와 사회의 요구, 시대적 흐름에 맞춰 군 구조를 개혁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이 아니다. 징병제도 하의 50만명 유지 운영은 시대에 뒤처지는 과도한 병력운영 체계이다. 국내 군사전문 연구기관과 학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한국군의 적정병력규모는 30만명 수준이라고 주장해 왔다.

 

다른나라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장교의 수를 줄이고 부사관을 포함한 전체 간부의 수를 10만명 수준으로 감축, 그리고 일반 병사의 수를 20만명 수준으로 감축을 진행하면서 전체적인 군 구조의 개선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군 병력의 단계적인 감축과 함께 전면적인 모병제로의 전환이 아닌 징병제와 모병제를 혼합하여 시행하면서 정책 변경의 혼란을 줄이고 현역병 복무기간을 12개월 이하로 단축함과 동시에 인위적으로 낮게 책정되어 있는 징집 병사들의 보수를 최저임금 이상으로 인상해야 한다.

 

전투병과 위주의 재래식 군 구조에서 탈피하고 첨단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가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어 위주의 군대로 전환이 필요하다. 더 이상 인해전술로 전투를 하는 시대가 아니라 첨단기술과 정보전의 비중이 커진 시기에 병력의 수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에 맞는 현대화된 무기체계와 기술집약적인 전문병력 양성 위주로 군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2) 저출산과 경제활동인구의 감소

 

‘국방개혁 2.0’에서 2022년까지 병력규모를 50만명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그 규모와 징병제 유지라는 틀로 볼 때 의도적인 병력의 감축이 아니라 인구의 감소로 병역 충원이 어려워 질 것이라는 예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행 징병제를 통한 50만명 규모를 유지하기에는 출산율 저하로 인한 입대 자원의 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병력수 감축이 군 구조 개선을 위한 흐름이라면 병력규모 감축과 모병제로의 전환은 불가피하다. 통계청 출산 자료에 의하면 2022년은 ‘병역 절벽’의 해이다. 20세 남성을 기준으로 징병 대상이 23만 3,000명 정도에 불과해 30만 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지금과 대비해 10만 명 가량이 감소하게 된다. 다시 말해 병력규모 감축과 모병제로의 전환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모병제로의 전환은 저출산으로 인한 징병 대상의 감소와 함께 경제활동인구의 감소와도 큰 관계가 있다. 징병제를 폐지해 징병 대상자들을 사회로 내보낼 수 있다면 저출산이 야기하는 경제활동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국방개혁 2.0’에서 밝힌바에 따르면 2022년에 50만 명의 병력을 보유할 계획을 갖고 있으니, 이를 모병제를 도입하고 30만 명 정도로 줄이면 수치상으로 적어도 20만 명 이상의 경제활동인구가 늘어나게 된다. 또한 모병을 통한 직업군인 외에 그동안 본인의 자유의지와 다르게 강제 징집 되었던 병력수의 감축으로 인해 발생하는 20만명의 사회적 기회비용을 가만하면 모병제로의 전환은 국가경제부문에 역시 이득이라고 할 수 있다.

 

3) 국가경제적 측면에서의 이익

 

현행 우리나라의 징병제는 국가의 강권력에 의해 징집되는 인력에 대해 인위적으로 낮은 보수를 지급함에 따라 국방인력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현재 국방예산중 병력 운영비 부문의 예산을 기초로 계산을 해보아도 병력 감축과 모병제로의 전환이 국가 경제적으로도 이득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2019년 국방예산안 중 군인 인건비 내역을 보면 전체 병력의 65.5%를 차지하는 일반 병사들의 인건비는 1조 7천억원 규모로 편성되어 있다. 반면 전체 병력의 34.5%를 차지하고 있는 부사관과 장교들의 인건비는 9조 8천억원으로 전체 군 인건비 중 85.3%를 차지하고 있다. 더욱 더 심각한 문제는 대령 이상 고급 장교의 인건비는 연 1조 1312억원으로 전체 병사들의 인건비와 맞먹는 상황이다. 이렇듯 국방예산 중 군 인건비의 편성 비율만 보아도 현행 예산편성이 비정상이라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군 구조 개선을 통해 병력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감축된다면 인건비와 함께 병력 운영비에 포함되는 피복, 급식 등에 소요되는 비용 역시 자연스럽게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특히 군 인력 구조를 피라미드형으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간부들의 숫자와 인건비 역시 대규모의 절감효과를 볼 수 있다. 즉 모병제 전환 등의 병력구조 개선과 함께 다른 나라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많은 고급장교수 정리, 군 지휘구조 단순화 등을 통해 병력운영의 효율성을 꾀하고 실제 국방예산을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실질 비용인 국방예산 뿐만 아니라 현행 징병제에 의해 의무복무를 하는 징병대상의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한다면 모병제로의 전환이 국가경제에 더 이득이 된다. 징병제의 사회적 비용은 징병제에 의해 현역복무를 하고 있는 인력이 현재 인위적으로 낮게 책정된 임금이 아닌 민간부문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경우 지급되는 보수를 현물세 형태로 국가에 납부하는 것과 같고, 이러한 징집인력에 대한 기회비용을 종합해 보면 연간 10조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징집인력이 군복무기간 동안 받는 임금이 민간경제부문에 종사하는 인력의 임금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는 이유로 국방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징병제의 장점은 사회적 노동의 대가를 완전히 무시하는 방식이며, 국가차원의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한다면 현행 징병제가 비용측면에서도 모병제에 비해 훨씬 값비싼 제도일 수 있다.

 

4) 잘못된 병영문화 개선을 통한 군 개혁

 

징병제 하에서의 병영문화는 그동안 군대내 폭력, 가혹행위, 부적응 관심병사, 자살 등 숱한 부작용을 드러내 왔다. 이는 현재 징집 대상자의 90% 이상이 현역 복무 판정을 받는 징병 시스템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왜냐하면 징병제는 국방의 의무이지만 근본적으로 자신의 의지에 기반하지 않기 때문에 군 복무에 대한 목적성과 책임성이 미흡할 수 밖에 없고 강제적인 조직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데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육군이 발표한 군 복무환경 자료에 따르면, 현역판정을 받은 이들 중 2만 6천 명은 심리이상자이며, 연간 3,000명이 자살 우려자를 대상으로 하는 ‘그린 캠프’에 입소하고 4,000명은 현역부적격자로 판명돼 입대 후 군에서 조기제대를 하고 있다. 

 

또한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군대내 사망사고는 총 1097건이 발생했고, 이중 군대내 안전사고를 제외한 군형법, 군인복무규율 위반, 자살 등 군기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망사고는 744건으로 전체 사망사고에서 군기사고 사망사건이 무려 68%를 차지하고 있다. 걸프전 당시 미군 측 사망자가 전사 148명, 사고사 121명으로 모두 269명이었다. 최근 10년 간 우리 군은 전쟁을 치르지 않고 걸프전 당시 미군 사망자 수의 4배에 이르는 병력을 잃은 것이다. 젊은 생명의 손실과 더불어 국가적으로 어마어마한 손실임을 보여주는 수치이다.

 

물론 군대내 사망사고가 전적으로 징병제 시행의 부작용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군대내에서 발생하는 인권문제는 군대내 악습과 폐습에 그 근본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병영문화의 개선 없이는 해결될 수 없다. 따라서 본인의 자발적인 의지가 아닌 국가의 강권에 의해 복무대상자를 한 곳에 모아놓고 군 복무를 강제하는 구시대적인 제도의 개선과 전환을 통해 군 개혁의 단초를 마련해야 한다.

 

5) 사회적 인식 전환

 

한국에서는 모병제를 도입할 경우 미국의 경우처럼 저소득층, 소외계층이 주로 지원하게 되어 소득과 계층 간의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어 군대가 사회에서 격리되고 무시 받는 경향이 심화될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이는 사회적 인식 전환과 군대의 위상을 높여가는 노력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모병제를 통해 군 병력구조의 개선이 필요하고 이는 변화되는 현대 군사체계 추세에 적합한 전문성을 가진 정예군대로의 전환이 진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저소득층이나 소외계층뿐만 아니라 모든 계층에서 군대에 대한 매력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군대의 위상을 높이고 군대 복무 경력이 사회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는 전반적인 분위기가 조성이 된다면 소득과 계층별 차이에 따른 지원이 아닌 자발적으로 군 복무를 선택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더 나아가 사회에 깊게 뿌리 내리고 있는 차별의 풍토를 깨뜨리는 역할도 함께 기대할 수 있다.

 

5. 마치며

 

한국 사회에서 병역 문제는 모든 이들의 관심사이다. 가족, 친지, 친구 등 주변의 모든 사람들과 병역 문제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군대’라는 곳은 기피의 대상이고 시간을 허비하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인식들의 뿌리는 바로 ‘징병’이라는 강제성에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여전히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동안 병력규모의 감축과 징병제도의 폐지는 금기시 되어 온 영역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신성한 국방의 의무라는 올가미로 군대내 인권유린, 폭력, 자살, 사고 등 수없이 많은 문제점들을 덮어 왔다.

 

이제는 바꿔야 할 시기가 왔다. 2018년 4월 27일, 남과 북의 정상들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었음을 선언하고, 남과 북은 어떤 형태의 무력도 서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군사적 신뢰 구축과 함께 단계적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이와 함께 2018년 국방백서에서는 북한이 주적이라던 표현이 사라졌다. 비무장지대에서 실질적인 비무장 조치가 취해지고 있으며, 남과 북의 군인들이 유해 발굴과 지뢰제거 작업을 공동으로 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남과 북의 군사력 대결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평화와 번영, 통일의 시대에 60만 병력은 국력의 낭비이다. 더 이상 강제로 끌려가는 군대가 아닌 가고 싶은 군대로 인식의 전환을 시작해야 한다. 징병제 폐지와 모병제로의 전환은 정치적인 이슈가 아니라 어두운 전후 과거사를 청산하는 것이며, 동시에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더 늦지 않게 지금 당장 모병제 전환을 공론화 하고 군 구조의 전면적인 개혁을 실시해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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